잇몸에 구멍이 났어요 — 치근단 농양이 생긴 치아의 신경치료
안녕하세요, 광주광역시 광산구 수완지구 오후의 치과입니다.
오늘은 치근단 농양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치근단 농양은 증상이 매우 심하게 나타나는 만큼, 치료 결과가 아주 극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 설명과 더불어, 실제 저희 치과에서 치료한 드라마틱한 케이스를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전 포스팅에서 치아 뿌리 쪽 잇몸에 생긴 염증(고름 주머니)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이처럼 치아의 뿌리 끝에 생긴 염증이 급성(acute)으로 오면, 심한 통증과 더불어 잇몸이 붓고 갑자기 치아가 많이 흔들리게 됩니다.
그리고 염증이 농양(abscess)이 되어 고름 주머니가 커지면서 터지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때 환자들은 "잇몸에 구멍이 났어요"라는 주소(Cheif complaint)로 내원하곤 합니다.
그렇다면 치아 뿌리에 생긴 염증은 어떤 것인지, 그리고 왜 생기는지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해 드릴게요.

위 사진에서 보이듯이 치아는 세 겹으로 (Enamel/Dentin/Pulp)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중 가장 안쪽에 있으며 신경조직이 존재하는 치수(pulp)에 염증이 생겨 오랜 시간 방치되면 염증이 치수 조직을 타고 뿌리 끝까지 진행되어 뿌리 끝에 농양(abscess)을 만들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치근단 농양입니다.

이 농양이 심해져서 커지면 농 주머니가 뼈를 뚫고 나와서 잇몸에 고름(pus) 주머니가 생기게 되는 것이죠.
이 치근단 농양의 가장 큰 원인은 충치입니다. 초기에 치료하지 않은 충치가 계속 진행이 되어 치아의 가장 안쪽에 있는 치수조직까지 진행되고 염증이 뿌리 끝까지 퍼져서 농양이 생기는 것이죠.
가끔 치아가 파절(fracture) 되어 생긴 틈으로 세균이 들어가 치수조직이 감염이 되거나, 치아에 가해진 외부 충격으로 인해 치수에 염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기는 합니다.
여하튼 치근단 농양이 생기면 잇몸에서 고름이 나오기도 하고, 갑작스런 통증으로 잠을 못 이룰 정도로 고통스러운 경우도 있습니다.
이에 관한 케이스를 하나 보겠습니다.

이 환자는 40대 남자 환자로, 타의원에서 윗 앞니(#12)의 신경치료를 하던 중 증상이 호전 되지 않아 본원에 내원하였습니다.
해당 치아는 염증이 굉장히 심한 상태로 치아 뿌리에 광범위한 골소실이 관찰되었고, 타의원에서는 발치 후 임플란트를 하자고 권유하였다고 하시더라고요.



상기 치근단 방사선 사진과 CBCT 영상에서 보이듯, 해당 치아(#12)의 뿌리에는 염증으로 인해 커다란 골소실 양상이 관찰되었습니다.
이런 경우 치아를 살리기 위해 시도해볼 수 있는 방법이 두 가지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신경치료이고 두 번째는 감염된 뿌리 부분을 잘라내는 치근단 절제술입니다.
저희 오후의 치과에서는 아무리 심한 염증이 있더라도 치근단 절제술로 바로 결정하기보다는 좀더 간단한 신경치료를 "first choice"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만약 신경치료로 해결이 되지 않는다면 그 다음 방법으로 치근단 절제술을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이 환자는 해당 치아를 살리기 위해 저희 치과에 내원하였고, 치료의 실패 가능성을 충분히 고지 한 후 신경치료를 시작하였습니다.
뿌리 끝에 농양이 잡힌 치아의 신경치료 시에는 소독이 중요합니다.
이 환자의 경우도 평소보다 오랜 시간을 들여 꼼꼼히 소독하였고 신경치료를 완료하였습니다.


저희 오후의 치과에서는 보통 6개월 주기로 정기검진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 환자는 1년 뒤 정기 검진에 내원하였습니다.
이때 해당 치아의 상태 확인을 위해 치근단 방사선 영상을 찍어보았습니다.


광범위한 골소실이 있던 치아 뿌리(치근단) 부위는 하얗게 골화가 진행되었고, 치주인대(PDL)도 완전히 회복되었습니다.
치근단 병소가 치유됨에 따라 치아의 동요도(흔들림)도 사라졌습니다.
당연히 추가적인 치료는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신경치료만으로 아주 드라마틱하게 좋아진 경우였기에 환자도, 그리고 치료한 치과의사인 저도 매우 기분이 좋은 케이스였습니다.^^
한 가지 사실을 더 말씀드리자면, 치근단 농양은 앞서 언급했듯이 심한 충치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환자의 경우 외상에 의해 발생한 것이었고, 따라서 치료가 늦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위 사례는 다행히 자연치를 보존할 수 있었지만 치료가 불가하여 발치를 해야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충치를 조기에 발견한다면, 간단한 치료로 치아를 살릴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기적인 치과 방문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또한, 농양이 생긴 원인을 파악하는 것도 감별 진단에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보통 치아 신경에 생긴 염증 때문에 뿌리 끝에 농양이 생긴 것이라면 치료의 예후가 좋을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잇몸 질환에 의해, 치주에 염증이 생겨 농양이 발생한 것이라면 예후는 그리 좋지 않습니다. 이 경우 신경치료는 의미가 없을 때도 있지요.
따라서 정확한 진단이 가능한 치과의사를 만나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